“5 더하기 3은?” 하고 물으면 아이가 잠깐 생각하더니 “8!” 하고 바로 답합니다. 그런데 이어서 “그럼 3 더하기 5는?” 하고 물으면 갑자기 손가락을 펴고 하나, 둘, 셋… 1부터 다시 세기 시작합니다. 방금 같은 숫자 두 개로 답을 냈는데도요. “아까랑 같은 거 아니야?” 하고 물으면 “아니야, 이건 다른 문제잖아” 합니다. 경기 파주에서 이런 장면을 보며 고개를 갸웃하고 계신 부모님을 떠올리며, 이번 글은 더하는 순서를 바꿔도 답이 같다는 것 하나만 다뤄 보겠습니다.
먼저 마음 놓으셔도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건 아이가 덧셈을 못해서 생기는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덧셈을 ‘이야기’로 이해하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아이에게 ‘5+3’은 “5개가 있었는데 3개가 더 왔다”는 이야기이고, ‘3+5’는 “3개가 있었는데 5개가 더 왔다”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처음에 있던 것과 나중에 온 것이 바뀌었으니, 결과도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손가락이나 수직선으로 더하는 아이는 보통 앞의 수에서 출발해 뒤의 수만큼 앞으로 나아갑니다. 5에서 출발하면 세 걸음만 가면 되지만, 3에서 출발하면 다섯 걸음을 가야 합니다. 걸음 수가 다르니 아이 느낌에는 3+5가 더 멀고 어려운 문제입니다. 도착하는 곳이 똑같이 8이라는 건, 두 길을 나란히 놓고 직접 확인해 보기 전까지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고민은 두 단계로 나눠서 보시면 편합니다.
1단계 없이 “큰 수부터 세면 돼”라는 요령만 알려 주면, 아이는 이유도 모른 채 규칙을 외우고 문제 모양이 조금만 바뀌어도 다시 1부터 셉니다.
하루에 하나, 10분이면 충분합니다. 블록 대신 과자, 바둑돌 대신 단추를 써도 됩니다. 숫자놀이는 문제집을 펼치기 전, 손으로 만지고 세어 보는 시간이 길수록 나중에 숫자만 보고도 머릿속에 그림이 떠오릅니다.
같다는 걸 받아들였다면 이제 2단계입니다. 여기서도 “큰 수부터 세”라고 정답을 먼저 알려 주기보다, 아이에게 직접 비교해 보게 하는 편이 오래갑니다. 예를 들어 ‘2+7’을 내고 이렇게 물어보세요. “2에서 출발해서 7칸 가는 거랑, 7에서 출발해서 2칸 가는 거랑, 둘 다 해 볼까? 어느 쪽이 더 편했어?”
아이가 “7에서 가는 게 빨라” 하면 “왜 그렇게 생각해?” 하고 이유를 한 번 더 묻습니다. “손가락을 조금만 쓰니까”, “두 번만 세면 되니까”처럼 자기 말로 이유를 대게 하는 토론식 대화가, 규칙을 외우게 하는 것보다 훨씬 단단하게 남습니다. 아이가 반대로 “나는 2부터가 좋아” 해도 괜찮습니다. 두 방법 모두 답이 같다는 걸 확인했다면 이미 중요한 건 얻은 것이고, 편한 길은 몇 번 해 보며 저절로 찾아가게 됩니다.
미리 알아 두시면 좋은 점도 하나 있습니다. 순서를 바꾸는 재미를 알게 된 아이가 “그럼 빼기도 바꿔도 돼?” 하고 물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땐 바둑돌 3개를 주고 “여기서 5개를 덜어 낼 수 있을까?” 하고 직접 해 보게 하세요. 빼기는 자리를 바꾸면 다른 이야기가 된다는 걸 아이가 스스로 느끼게 하면, 초1 뺄셈에서 헷갈릴 일이 줄어듭니다.
※ 아이마다 막히는 지점과 익히는 속도가 다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학습 조언이며, 학교·교재마다 덧셈을 다루는 시기와 순서는 다를 수 있습니다.
덧셈의 순서 바꾸기는 화면 수업과 잘 맞는 주제입니다. 선생님이 화면에 빨간 블록과 파란 블록을 띄워 놓고 막대를 돌려 보이면, 아이는 집 책상에서 자기 블록이나 과자로 똑같이 따라 합니다. 아이가 ‘3+5’에서 다시 손가락을 펴는 순간 “아까 블록 막대 기억나?” 하고 바로 짚어 줄 수 있어, 1부터 세는 습관이 굳기 전에 잡아 줄 수 있습니다.
이 또래는 30~40분으로 시작해 아이 반응을 보며 조절하는 편을 권합니다. 8살이 되어 학교에 들어가면 덧셈 문제를 훨씬 많이 만나게 되니, 지금 ‘바꿔도 같다’는 감각을 놀이로 붙잡아 두면 그만큼 셈이 가벼워집니다. 오가는 시간이 없어 유치원이 끝난 뒤 짧게 이어 가기도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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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덧셈에서 어디서 출발하는지 20분이면 보입니다. 상담과 체험은 무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