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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입학 전 겨울,
꼭 해야 할 것과 안 해도 되는 것

2026.09.10 · 초등 입학 준비

유치원 졸업반 아이를 둔 집은 가을부터 마음이 급해집니다. 유치원 가방을 든 아이가 몇 달 뒤에 책가방을 멘다는 게 실감이 안 나는데, 주변에서는 벌써 학습지를 몇 개씩 시킨다고 하고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할 일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다만 순서를 잘못 잡으면 석 달을 쓰고도 정작 필요한 게 비어 있게 됩니다.

유치원에서 이미 해 주는 것 — 또 할 필요 없습니다

요즘 유치원과 어린이집 누리과정은 생각보다 촘촘합니다. 졸업반이면 대개 여기까지는 하고 나옵니다.

  • 자기 이름 읽고 쓰기 — 사물함·가방·신발장에 매일 붙어 있으니 자연스럽게 익힙니다.
  • 1~20 수 세기 — 간식 나누기, 출석 세기로 매일 합니다.
  • 가위질·색칠·풀칠 같은 소근육 — 유치원 활동의 대부분이 이겁니다.
  • 줄 서기, 차례 지키기, 화장실 혼자 가기 — 학교 적응의 절반이 여기서 끝납니다.

이걸 집에서 또 시키느라 시간을 쓰는 집이 의외로 많습니다. 유치원 선생님께 "우리 아이가 어디까지 하나요?"를 한 번 여쭤보시는 게 학습지 세 달치보다 낫습니다.

학교가 "이미 안다"고 전제하는 것 — 이게 진짜 할 일

1학년 교실에서 가장 당황스러운 순간은 선생님이 설명 없이 넘어가는 것입니다. 교과서에는 있는데 수업에서 자세히 다루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 받침 있는 글자 읽기 — 1학년 국어는 글자를 처음부터 가르치지만 속도가 빠릅니다. 유치원에서 통글자만 익힌 아이는 2학기부터 벅차합니다.
  • 10 가르기·모으기 — 1학년 수학의 거의 전부이고, 여기가 비면 2학년 받아올림에서 무너집니다.
  • 알림장 읽기 — 매일 나가는데 아무도 따로 가르치지 않습니다. 못 읽으면 준비물부터 놓칩니다.
  • 40분 앉아 있기 — 유치원 활동은 20~30분마다 바뀌는데 학교는 40분 고정입니다.

이 네 가지가 겨울에 잡아야 할 전부입니다. 과목으로 치면 국어(한글)와 수학(연산) 둘이고, 나머지 둘은 공부라기보다 습관입니다.

안 해도 되는 것 세 가지

  • 1학년 교과서 전 과목 선행 — 통합교과(봄·여름)는 선행이 의미가 없습니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하는 게 내용입니다.
  • 영어 학원 급하게 등록 — 공교육 영어는 3학년부터입니다. 아이가 한글이 흔들리는데 영어를 얹으면 둘 다 어정쩡해집니다. 파닉스는 한글이 자리 잡은 뒤가 훨씬 빠릅니다.
  • 구구단 — 2학년 2학기 내용입니다. 지금 외워도 1년 뒤에 다시 합니다.

특히 어학원 상담을 겨울에 몰아 다니시는 분들이 많은데, 입학 전 겨울의 우선순위는 영어가 아닙니다. 한글과 수 감각이 먼저입니다.

12월·1월·2월 이렇게 나누세요

  • 12월 — 한글 마무리 받침 있는 글자를 소리 규칙으로 읽는 데까지. 쓰기는 아직 욕심내지 않습니다.
  • 1월 — 수와 습관 10 가르기·모으기를 손이 아니라 머리로. 동시에 하루 20분 앉아 있기를 시작합니다.
  • 2월 — 학교 흉내내기 받아쓰기 맛보기, 알림장처럼 짧은 문장 읽기, 40분으로 늘리기. 입학 직전 2주는 오히려 쉬게 해 주세요.

하루 25~30분이면 충분합니다. 이 나이 아이가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딱 그 정도이고, 그보다 길면 앉아만 있지 머리는 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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