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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6세 숫자놀이,
바둑알을 길게 늘어놓으면 ‘더 많아졌다’고 해요 — 세어 놓고도 모양에 속는 아이

2026.10.31 · 서초구 · 개수 그대로 알기

식탁 위에 바둑알을 두 줄로 다섯 개씩 나란히 놓고 “어느 줄이 더 많아?” 하고 물으면 아이는 “똑같아!” 하고 잘 대답합니다. 그런데 아이가 보는 앞에서 한 줄만 사이를 벌려 길게 늘어놓고 다시 물으면, “이쪽이 더 많아!” 하고 긴 줄을 가리킵니다. 하나, 둘, 셋 … 다섯까지 또박또박 세어 보게 해도 “그래도 이게 더 길잖아” 하고 고집을 부립니다. 서초구에서 6살 아이와 숫자놀이를 하다 이런 장면을 보고 고개를 갸웃하신 부모님을 떠올리며, 이번 글은 세어 놓고도 모양에 속는 아이 하나만 다뤄 보겠습니다.

이 모습은 아이가 셈을 못 해서 생기는 게 아닙니다. 아이에게 ‘많다’는 오래도록 눈에 보이는 크기였습니다. 과자 봉지가 크면 많이 든 것 같고, 줄이 길면 사람이 많아 보입니다. 생활에서 늘 맞던 그 느낌이, 이번에는 세어 본 숫자와 부딪힌 것입니다. 아이 머릿속에서 “다섯이니까 같다”와 “길어 보이니까 많다”가 아직 줄다리기를 하고 있을 뿐입니다.

먼저 무엇을 보고 고르는지 들어 보기

바로 “아니야, 똑같아” 하고 고쳐 주기 전에, 아이가 무엇을 근거로 골랐는지 한 번만 들어 보세요. “왜 그쪽이 더 많다고 생각해?” 하고 물으면 대답이 대개 셋 중 하나로 나옵니다.

  • “더 길잖아” — 줄의 길이를 보고 고르는 경우입니다. 가장 흔한 대답입니다.
  • “여기가 더 꽉 찼어” — 반대로 촘촘하게 모인 쪽을 많다고 고르기도 합니다. 길이 대신 빽빽함을 보는 경우입니다.
  • “세어 보면 다섯인데… 그래도 이게 많아” — 세는 것과 고르는 것이 아직 따로 노는 경우입니다. 숫자는 알지만 그 숫자로 판단해도 된다는 믿음이 덜 생긴 것입니다.

어떤 대답이든 틀렸다고 말하지 말고 “그렇게 보였구나” 하고 받아 주세요. 근거를 말로 꺼내 본 아이가 나중에 그 근거를 스스로 바꾸기도 쉽습니다.

6살 놀이식 연습 — 모양이 바뀌어도 개수는 그대로

말로 “개수는 그대로야”를 여러 번 설명하기보다, 아이가 손으로 옮기고 되돌려 보는 경험이 훨씬 빨리 남습니다. 하루 10분, 한 가지씩이면 충분합니다.

짝 지어 보기 — 길게 벌린 줄과 짧은 줄을 놓고, 위아래로 하나씩 짝을 지어 보게 합니다. 바둑알 대신 장난감 자동차와 주차 칸(종이에 그린 네모)도 좋습니다. 자동차마다 칸을 하나씩 주다 보면 남는 것도 모자라는 것도 없다는 게 눈에 보입니다. 짝이 다 맞으면 “남는 친구 있어?” 하고 물어 주세요. 세지 않고도 같다는 걸 확인하는 첫 방법입니다.

컵 뒤집기 마술 — 바둑알 다섯 개를 아이와 같이 세어 컵 안에 넣고 뒤집어 둡니다. 컵을 식탁 위에서 이리저리 옮긴 뒤 “지금 컵 안에 몇 개 있을까?” 하고 묻습니다. 아이가 다시 세고 싶어 하면 열어서 세게 하세요. 몇 번 하다 보면 “아까 다섯 넣었으니까 다섯이지!” 하고 열기 전에 먼저 말하는 때가 옵니다. 보이지 않아도, 옮겨도 개수는 그대로라는 걸 스스로 알아챈 순간입니다.

간식 줄 세우기 — 간식 시간에 젤리나 블루베리를 아이 것과 엄마 것으로 같은 개수씩 나눕니다. 엄마 것만 길게 늘어놓고 “엄마가 더 많이 가졌다!” 하고 장난스럽게 말해 보세요. 아이가 억울해하며 세어 보고 “똑같잖아!” 하고 따지면 성공입니다. 먹는 것이 걸리면 아이는 누구보다 꼼꼼하게 셉니다.

한 가지 피하면 좋은 것은 틀렸을 때마다 “다시 세어 봐” 하고 바로 숫자로 돌려보내는 것입니다. 세는 것은 이미 할 줄 압니다. 필요한 건 세기를 더 하는 게 아니라, 옮기기 전과 후를 비교해 보는 경험입니다.

“이 줄이 정말 더 많을까?” — 이유를 말해 보는 토론식 대화

놀이로 몇 번 해 봤다면 이번엔 역할을 바꿔 보세요. 엄마가 일부러 긴 줄을 가리키며 “엄마는 이쪽이 더 많은 것 같은데, 너는 어떻게 생각해?” 하고 묻습니다. 아이가 “아니야, 세어 보면 똑같아” 하거나 “아까 하나도 안 뺐잖아” 하고 이유를 대면, 칭찬은 정답보다 그 이유에 해 주세요.

특히 “아까 하나도 안 뺐잖아”, “벌리기만 했잖아” 같은 대답이 나오면 아주 좋은 신호입니다. 아이가 겉모습 대신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근거로 삼기 시작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내 생각과 그 이유를 짧게 주고받는 대화는, 정답을 대신 말해 주는 것보다 아이 머릿속에 오래 남습니다.

7세가 되면 덧셈·뺄셈 놀이를, 초1이 되면 가르기·모으기와 수 비교를 본격적으로 만나게 됩니다. ‘9개를 이렇게 나눠도 저렇게 나눠도 다 합하면 9’라는 생각은 지금의 이 경험 위에 쌓입니다. 한글떼기에 비해 눈에 덜 띄는 부분이라 놓치기 쉬우니, 숫자를 잘 센다고 넘어가지 말고 한 번쯤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 아이마다 수를 받아들이는 방식과 속도가 다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학습 조언이며, 이런 모습이 있다고 해서 수학이 늦다는 뜻은 아닙니다. 걱정이 오래 이어지면 담임 선생님이나 전문가와 상의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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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에 사는 아이라면, 집에서 화상으로

개수 놀이는 화면 수업에서도 잘 됩니다. 다만 선생님 쪽 바둑알을 화면으로 보면 카메라 각도에 따라 줄 길이가 달라 보일 수 있어서, 놀이 재료는 아이 책상 위에 있는 것으로 하는 편이 낫습니다. 선생님이 “다섯 개 꺼내 볼까? 이제 한 줄만 길게 벌려 봐” 하고 말로 이끌고, 아이가 직접 옮기며 화면에 보여 주는 식입니다. 집에 있는 블록, 단추, 작은 장난감이면 충분합니다.

이 나이 아이는 20~30분 정도로 짧게 시작해 반응을 보며 늘려 가는 편을 권합니다. 오가는 시간이 없으니 유치원에서 돌아와 간식 먹고 잠깐 하기에도 부담이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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