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거주 가정에서 자주 듣는 말씀입니다. “한국 갈 때마다 책을 사 오는데 몇 권뿐이라 금방 다 읽어요.” “도서관에 한국책 코너가 없어요.” “인터넷으로 사면 배송비가 책값보다 비쌉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더 들어 보면 책이 적은 것보다 더 큰 문제가 따로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에 한국책이 서른 권 있는데도 읽기가 늘지 않는 집이 있고, 다섯 권으로 잘 늘리는 집이 있습니다. 차이는 권수가 아니라 그 책이 아이가 지금 읽을 수 있는 책인지에 있습니다.
해외 가정의 한국책 책장을 들여다보면 대개 두 종류로 갈립니다.
읽기가 늘어나는 구간은 그 사이입니다. 한 쪽에 모르는 낱말이 한두 개쯤일 때 아이는 앞뒤 문맥으로 뜻을 짚어내며 읽습니다. 모르는 낱말이 너무 많으면 문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하나도 없으면 새로 배우는 게 없습니다. 책장에 이 구간의 책이 한 권도 없으면, 서른 권이 있어도 읽기는 제자리입니다.
집에서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아이에게 한 쪽을 소리 내어 읽혀 보시고, 막히거나 뜻을 모르는 낱말이 나올 때마다 손가락을 하나씩 접게 해 보세요. 한 쪽에서 손가락 다섯 개가 접히면 그 책은 지금 혼자 읽기에는 어렵습니다. 선생님과 함께 읽을 책으로 미뤄 두시고, 손가락이 한두 개 접히는 책부터 혼자 읽히시면 됩니다. 손가락이 하나도 접히지 않으면 이미 익힌 책이니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입니다.
해외에서는 책을 늘리기 어려우니 방향을 바꾸는 게 현실적입니다. 새 책을 구하는 대신 있는 책을 여러 번 읽는 방식입니다. 한국에서는 잘 안 쓰는 방법인데, 읽을 거리가 적은 환경에서는 오히려 이게 잘 맞습니다.
책이 아니어도 됩니다. 한국 친척이 보내 준 편지, 할머니와 주고받는 메시지, 어린이용 기사 한 편도 읽을 거리입니다. 중요한 건 인쇄된 문장을 매일 눈과 입으로 지나가게 하는 것입니다.
한 가지만 덧붙이면, 해외에서 자란 아이는 영어 책은 술술 읽히는데 한국책만 더듬거리는 자기 모습을 스스로 알아챕니다. 그래서 한국책을 꺼내면 유난히 짜증을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가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잘하던 자기 모습과 비교가 되어서 생기는 반응입니다. 이럴 때는 분량을 줄이는 편이 낫습니다. 한 쪽만, 또는 세 줄만 읽고 끝내기로 정해 두면 시작하는 부담이 크게 줄어듭니다. 읽기는 하루에 많이 읽어서 늘지 않고, 그만두지 않아서 늡니다.
많은 부모님이 처음에는 직접 읽혀 보십니다. 그런데 대개 비슷한 곳에서 멈춥니다.
1:1 수업에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지금 아이가 읽을 수 있는 수준을 찾는 것입니다. 짧은 글 하나를 소리 내어 읽혀 보면 어디서 막히는지 드러납니다. 글자를 못 읽는 것인지, 읽고도 뜻을 모르는 것인지, 속도가 느려 앞 내용을 잊는 것인지가 갈립니다.
그다음부터는 그 수준에 맞는 글을 선생님이 준비해 옵니다. 집에 책이 몇 권 없어도 수업에 쓸 글은 화면으로 함께 보면 되기 때문에, 해외 가정의 읽기 수업은 오히려 화상이 편합니다. 같이 읽고, 막힌 낱말을 그 자리에서 설명하고, 읽은 뒤 두 문장으로 말하게 하는 과정을 매 회차 반복합니다.
아이가 부모님께는 짜증을 내도 선생님 앞에서는 다시 읽어 보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르치는 역할을 집 밖으로 넘기는 것만으로도 집에서의 한국어 시간이 편해집니다.
전국 102개 동네의 유치원과 영어학원, 그리고 그 지역에 방문도 가능한 선생님을 함께 정리해 두었습니다. 귀국 예정이시라면 우리 동네 페이지에서 살게 될 동네를 미리 보셔도 좋습니다. 수업은 화상이라 목록에 없는 동네도, 해외에서도 됩니다.
거주 지역과 아이 학년을 알려주시면 그 시간대에 가능한 선생님으로 연결해 드려요. 20분 체험에서 소리 내어 읽기부터 확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