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 문제집은 한 쪽을 금방 끝냅니다. 그런데 단원평가지를 받아 보면 틀린 문제가 전부 글로 된 문제입니다. 옆에서 문제를 소리 내어 읽어 주면 "아, 빼기네" 하고 바로 풉니다. "계산은 되는데 왜 문장제만 틀릴까요?" 초등 저학년 학부모님께 자주 듣는 고민입니다.
문장제 한 문제를 풀려면 아이는 사실 네 가지 일을 합니다.
연산 문제집은 ④만 연습시킵니다. 이미 식이 적혀 있으니까요. 그래서 연산 점수는 좋은데 문장제에서 틀리는 아이는, 대부분 ①~③ 중 어딘가에서 멈춰 있습니다. 계산 문제를 더 풀린다고 좋아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특히 흔한 모습이 숫자만 골라서 아무 기호나 붙이는 것입니다. 문제에 숫자가 두 개 나오면 일단 더하고, "남은", "덜" 같은 말이 보이면 뺍니다. 문장을 읽은 게 아니라 단어를 찾은 거예요. 쉬운 문제에서는 이 방법이 곧잘 맞아서 한동안 드러나지 않습니다.
틀린 문장제 하나를 골라 아이와 함께 아래 순서로 물어보세요. 정답을 알려주지 말고 듣기만 합니다.
세 질문에 다 답하는데 답이 틀렸다면 그건 단순 계산 실수입니다. 이 경우만 연산 연습이 해답이에요. 문장제 고민의 대부분은 이 앞 단계에 있습니다.
가장 흔한 대처가 문장제 전용 문제집을 한 권 더 사는 것인데, 푸는 방식이 그대로면 틀리는 방식도 그대로입니다. 문제 수를 늘리기보다 한 문제를 천천히 푸는 쪽이 효과가 큽니다.
그리고 ① 읽기에서 막힌 아이라면 수학 문제집보다 평소 읽기를 먼저 챙기는 게 맞습니다. 문장을 읽고 상황을 떠올리는 힘은 수학 시간에만 따로 생기지 않습니다.
"문제를 똑바로 읽어야지"라는 말은 아이에게 도움이 잘 안 됩니다. 아이는 읽었다고 생각하거든요. 틀릴 때마다 혼이 나면 아이는 문장을 이해하려 하기보다 빨리 숫자를 찾아 답을 적는 쪽으로 더 굳어집니다.
대신 맞았을 때도 "어떻게 알았어?"라고 물어봐 주세요. 설명하는 게 당연한 일이 되면, 아이는 문제를 읽을 때부터 설명할 거리를 찾기 시작합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문장은 길어지니, 저학년에 이 습관을 잡아두면 이후가 훨씬 편해집니다.
※ 아이마다 막히는 단계와 속도가 다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학습 조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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