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까지는 또박또박 세고, 사탕 일곱 개를 세어 담는 것도 합니다. 그런데 블록을 한 줄로 늘어놓고 ‘앞에서 셋째 걸 집어 봐’ 하면 멈춥니다. 다시 1부터 세기 시작하다가, 세 개를 한꺼번에 집어 오기도 합니다. 분명히 아는 숫자인데 왜 이 질문에서만 막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전주에서 문의를 주신 7세 아이 부모님 이야기입니다.
이 질문은 숫자놀이 상담에서 생각보다 자주 올라옵니다. 그리고 부모님 입에서 거의 늘 같은 말이 같이 나옵니다. “수를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헷갈립니다.” 사실 아이는 알고 있습니다. 다만 ‘셋’과 ‘셋째’는 아이에게 같은 말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일을 시키는 말이고, 그 두 가지가 아직 한 덩어리로 붙어 있는 상태입니다.
어른에게는 둘이 같은 숫자처럼 보이지만, 아이가 해야 하는 동작은 반대입니다. ‘몇 개야?’는 전체를 끌어모아 하나의 답을 만드는 일입니다. 반면 ‘셋째’는 전체가 아니라 딱 하나를 가리키는 일입니다. 세는 동안 쌓아 올린 수를 마지막에 버리고, 세 번째로 짚은 그 자리만 남겨야 합니다. 세기를 열심히 배운 아이일수록 이 ‘버리는 일’이 어색합니다. 그래서 세 개를 다 집어 오는 반응이 나옵니다. 틀린 게 아니라 아이는 배운 대로 한 것입니다.
여기에 하나가 더 붙습니다. ‘몇째’는 기준점이 있어야 성립합니다. 앞에서 셋째와 뒤에서 셋째는 다른 것을 가리키고, 줄을 돌려놓으면 답도 바뀝니다. 개수는 어디서 세어도 같지만 순서는 어디서부터 보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6살 무렵 아이에게 이건 꽤 새로운 규칙입니다.
그러니 열까지 세는데 몇째에서 멈추는 것은 늦은 신호가 아닙니다. 다만 이 개념은 초1 수학에서 바로 나옵니다. 교과서 첫 단원에서 ‘몇 개’와 ‘몇째’를 나란히 묻고, 알림장이나 교실 안내에서도 ‘셋째 줄’, ‘다섯째 칸’ 같은 말이 아무 설명 없이 쓰입니다. 8살이 되어 이 말에 처음 부딪히면 아이는 문제를 못 푸는 게 아니라 질문 자체를 못 알아듣습니다. 입학 전에 한 번은 짚어 둘 자리라는 뜻입니다.
문제집을 꺼낼 필요는 없습니다. 식탁에 숟가락이나 과자 다섯 개를 한 줄로 놓고 아래 순서대로 물어보면 막힌 자리가 보입니다.
세 가지를 하는 동안 정답을 알려 주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확인하는 자리에서 가르치기 시작하면 아이가 눈치를 보고 찍기 시작해서, 어디까지 되는지가 안 보입니다. 틀려도 “그렇게 봤구나” 하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면 됩니다.
이 개념은 앉혀 놓고 설명해서 붙는 쪽이 아닙니다. 아이가 몸으로 줄에 들어가 봐야 합니다. 하루 5분, 아래 세 단계를 며칠씩 나눠 올라가 보세요.
쓰기는 맨 뒤로 미룹니다. ‘셋째’를 글자로 쓰거나 ‘3째’처럼 적는 연습을 먼저 시키면, 아이는 자리를 가리키는 일 대신 글자 모양을 외웁니다. 말로 다 되는 아이에게 쓰기를 붙이는 건 며칠이면 끝납니다. 반대 순서는 몇 주가 걸립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이 시기에 가장 흔한 실수가 ‘한 번 더 세어 보라’고 시키는 것입니다. 아이가 멈춘 이유는 세기를 못해서가 아니라 세기를 멈출 자리를 못 잡아서입니다. 다시 세라고 하면 아이는 똑같이 끝까지 세고 또 막힙니다. 그럴 때는 세라고 하지 말고 “손가락 하나만 올려서 짚어 볼까?” 하고 짚는 손가락을 한 개로 제한해 주세요. 한 개만 쓸 수 있으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한 자리를 고르게 됩니다.
※ 아이마다 자라는 속도가 다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학습 조언이며, 아이의 발달에 대해 걱정되는 점이 오래 이어진다면 전문 기관 상담을 함께 권해 드립니다.
순서를 다루는 수업은 화면으로 하기 좋은 쪽입니다. 선생님이 화면에 블록이나 그림을 한 줄로 띄워 놓고 아이가 손가락으로 짚어 말하게 하면, 아이가 몇 번째에서 머뭇거리는지가 어른 눈에 그대로 보입니다. 집에 있는 숟가락과 인형을 그대로 교재로 쓰니 따로 사 둘 것도 없습니다.
수업은 25분으로 짧게 시작합니다. 이 개념은 길게 설명하는 것보다 짧게 자주 묻는 쪽이 빨라서, 오가는 시간 없이 주 2~3회로 만드는 편이 유리합니다. 아직 수를 세는 중인 6살부터 초1 교과서 첫 단원을 앞둔 아이까지 같은 선생님이 이어 봐 주면, 세기에서 순서로 넘어가는 자리를 놓치지 않습니다. 놀이식으로 더 갈지 연필을 쥐는 쪽으로 넘어갈지는 아이 성격을 보고 선생님과 정하시면 됩니다.
전주에서 아이와 함께할 선생님을 찾고 계시다면 전주 완산구 동네 페이지도 함께 보세요. 수업이 화상이라 목록에 없는 동네도 똑같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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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힌 데가 세기인지 순서인지 20분이면 갈립니다. 상담과 체험은 무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