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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침에서 막히는 아이,
넘어가는 순서가 있습니다

2026.09.04 · 한글떼기

"가나다라는 다 읽는데 '강'이나 '학교'만 나오면 멈춰요." 한글 떼기의 마지막 구간에서 거의 모든 아이가 한 번은 겪는 일입니다. 여기서 진도가 몇 달씩 멈추기도 하고, 부모님이 가장 답답해하시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아이가 못하는 게 아닙니다. 받침은 원래 어렵습니다. 그리고 어려운 이유가 분명해서, 순서만 지키면 대부분 넘어갑니다.

받침이 유독 어려운 세 가지 이유

  • 소리가 변합니다 — ㄱ은 '그' 소리인데 받침에 오면 '윽'이 됩니다. 앞에서 배운 규칙이 갑자기 안 통하니 아이가 혼란스러워합니다.
  • 글자 모양이 위아래로 늘어납니다 — 지금까지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만 읽었는데, 받침부터는 아래도 봐야 합니다. 시선 이동이 하나 더 생기는 셈입니다.
  • 쓰는 대로 읽지 않습니다 — '학교'는 '학꾜', '같이'는 '가치'로 소리 납니다. 규칙을 믿고 온 아이에게는 배신처럼 느껴집니다.

세 가지가 한꺼번에 오니 막힐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한 번에 하나씩 떼어 놓고 가야 합니다.

이 순서를 지키면 넘어갑니다

  • 1. 소리가 그대로인 받침부터 — ㅁ, ㄴ, ㅇ, ㄹ. '밤·산·강·달'처럼 소리 변화가 거의 없어서 규칙이 그대로 통합니다. 여기서 "아래에도 글자가 있다"는 감각만 익히면 됩니다.
  • 2. 대표음이 있는 받침 — ㄱ, ㄷ, ㅂ. '박·곧·밥'. 소리가 살짝 닫힌다는 걸 알려 줍니다.
  • 3. 소리가 바뀌는 받침 — ㅅ, ㅈ, ㅊ, ㅌ. '옷·낮·꽃·밭'이 전부 '읃' 소리로 끝난다는 걸 묶어서 보여 줍니다. 따로 외우면 지옥이고, 묶어 주면 하나입니다.
  • 4. 겹받침 — ㄳ, ㄼ, ㄺ. 이건 초등 저학년 내내 천천히 해도 됩니다. 유아기에 무리해서 넣지 마세요.

대부분의 교재가 자음 순서(ㄱㄴㄷㄹ)대로 받침을 가르치는데, 이건 난이도 순서가 아닙니다. ㄱ 받침이 ㅁ·ㄴ 받침보다 먼저 나오면 아이는 첫 단계부터 소리 변화를 만나게 됩니다. 순서를 바꾸는 것만으로 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에서 도와주실 때

  • 글자를 손으로 가려 보세요 — '강'에서 ㅇ을 가리면 '가'입니다. 아는 글자에 하나가 더 붙었을 뿐이라는 걸 보여 주면 부담이 확 줄어듭니다.
  • 소리를 늘려서 들려주세요 — "가—앙". 받침이 어디서 붙는지 귀로 먼저 잡게 합니다.
  • 쓰기는 나중에 — 읽기가 되기 전에 쓰기를 시키면 둘 다 무너집니다. 읽기가 편해진 다음에 쓰기를 붙이세요.

받아쓰기는 언제부터

초등학교 1학년 2학기부터 받아쓰기 급수 시험을 보는 학교가 많습니다. 대비는 입학 전 겨울에 시작하면 충분합니다. 다만 순서가 중요합니다.

받침 읽기가 편해진 뒤에 받아쓰기를 시작해야 합니다. 읽기가 아직 흔들리는 상태에서 받아쓰기를 시키면 아이는 글자를 통째로 외우는 방식으로 도망갑니다. 당장 점수는 나오지만 새 낱말이 나오면 다시 틀립니다.

급수표가 나오면 하루 5개씩, 틀린 것만 다음 날 다시. 이 정도 속도가 아이를 지치게 하지 않으면서 가장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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