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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를
한 줄도 못 써요

2026.09.11 · 증상별 고민

일기 숙제가 있는 날이면 저녁이 전쟁입니다. 연필을 쥐고 20분째 "쓸 게 없어" 만 반복하고, 결국 "오늘은 재미있었다"로 세 줄 채우고 끝납니다.

쓸 게 없는 게 아니라 고르지 못하는 겁니다

아이 하루에 일이 없었을 리가 없습니다. 문제는 하루 전체에서 무엇을 꺼내야 할지 모르는 것입니다. 어른도 "오늘 하루를 쓰세요" 하면 막막합니다.

그래서 "오늘 뭐 했어?"라고 물으면 아이는 항상 "그냥" 이라고 답합니다. 질문이 너무 커서 그렇습니다.

질문을 잘게 쪼개 주세요

이렇게 물으면 대답이 나옵니다.

  • 오늘 제일 웃겼던 일 하나만
  • 오늘 가장 화났던 순간
  • 급식에 뭐 나왔어? 맛있었어 없었어?
  • 쉬는 시간에 누구랑 뭐 했어?

대답이 한 줄 나오면 그게 일기 첫 줄입니다. "그거 그대로 쓰면 돼" 하고 받아 적게 하세요.

세 문장 틀로 시작합니다

처음부터 한 페이지를 기대하지 마세요. 이 틀이면 충분합니다.

  • 무슨 일이 있었나 — "오늘 급식에 돈까스가 나왔다."
  • 어땠나 — "바삭해서 두 번 더 받아 먹었다."
  • 그래서 어떤 마음 — "내일도 나왔으면 좋겠다."

세 문장이 익숙해지면 아이가 스스로 늘립니다. 다섯 줄을 억지로 채우게 하면 "재미있었다"만 반복하게 됩니다.

부모님이 하지 마셔야 할 것

  • 맞춤법 지적 — 쓰는 중에 고치면 아이가 멈춥니다. 다 쓴 뒤에 한두 개만, 그것도 동그라미로.
  • "이건 일기가 아니지" — 뭘 썼든 쓴 것 자체가 성과입니다.
  • 대신 불러 주기 — 급할 때 한 번은 괜찮지만 반복되면 아이는 영영 안 씁니다.
  • 분량 요구 — "다섯 줄 채워" 가 일기를 싫어하게 만드는 1등입니다.

쓰기는 읽기 뒤에 옵니다

일기를 유독 힘들어하는 아이 중에는 읽기가 아직 덜 여문 경우가 많습니다. 머릿속 문장을 글자로 바꾸는 게 아직 부담이라 그렇습니다.

이럴 땐 일기를 붙잡기보다 읽기를 먼저 채워야 합니다. 읽는 양이 늘면 쓸 수 있는 문장 모양도 같이 늘어납니다. 순서를 거꾸로 하면 둘 다 힘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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