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숙제가 있는 날이면 저녁이 전쟁입니다. 연필을 쥐고 20분째 "쓸 게 없어" 만 반복하고, 결국 "오늘은 재미있었다"로 세 줄 채우고 끝납니다.
아이 하루에 일이 없었을 리가 없습니다. 문제는 하루 전체에서 무엇을 꺼내야 할지 모르는 것입니다. 어른도 "오늘 하루를 쓰세요" 하면 막막합니다.
그래서 "오늘 뭐 했어?"라고 물으면 아이는 항상 "그냥" 이라고 답합니다. 질문이 너무 커서 그렇습니다.
이렇게 물으면 대답이 나옵니다.
대답이 한 줄 나오면 그게 일기 첫 줄입니다. "그거 그대로 쓰면 돼" 하고 받아 적게 하세요.
처음부터 한 페이지를 기대하지 마세요. 이 틀이면 충분합니다.
세 문장이 익숙해지면 아이가 스스로 늘립니다. 다섯 줄을 억지로 채우게 하면 "재미있었다"만 반복하게 됩니다.
일기를 유독 힘들어하는 아이 중에는 읽기가 아직 덜 여문 경우가 많습니다. 머릿속 문장을 글자로 바꾸는 게 아직 부담이라 그렇습니다.
이럴 땐 일기를 붙잡기보다 읽기를 먼저 채워야 합니다. 읽는 양이 늘면 쓸 수 있는 문장 모양도 같이 늘어납니다. 순서를 거꾸로 하면 둘 다 힘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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