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가을에 시작해서 2년을 했습니다. 빠진 날도 거의 없고 진도표는 뒤쪽까지 갔습니다. 그런데 지난주에 마트 간판을 읽어 보라고 했더니 작년에 읽던 글자만 읽습니다. 책을 펴면 아는 글자 몇 개만 짚고 나머지는 그림을 봅니다. 돈이 아깝다는 생각보다, 2년 동안 뭘 한 건가 싶어서 마음이 내려앉았습니다. 이걸 그만두고 다른 걸 알아봐야 할까요, 아니면 아직 때가 안 된 거라 기다려야 할까요.” 청주에서 상담 문의를 주신 7세 아이 부모님의 이야기입니다.
이 질문에는 사실 두 개가 섞여 있습니다. ‘이 방법이 안 맞는가’와 ‘이 아이가 아직 이른가’입니다. 둘은 답이 정반대인데,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똑같습니다. 그래서 바꾸든 기다리든 그 전에 지금 아이 손에 뭐가 남아 있는지부터 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유아한글 교재는 대부분 쉬운 순서대로 짜여 있습니다. 문제는 그 순서를 지나갔다는 사실이 ‘그만큼 읽을 수 있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매일 한 장씩 푸는 자리에서는 바로 앞 쪽에서 본 글자가 머리에 남아 있고, 보기도 네 개뿐이고, 옆에 그림도 있습니다. 그 도움을 다 빼고 간판 앞에 서면 남는 게 적습니다.
특히 자주 보는 모습이 ‘통째로 외운 글자만 늘어난 경우’입니다. 자기 이름, 좋아하는 간식 이름, 자주 본 책 제목은 척척 읽습니다. 그런데 처음 보는 두 글자를 만나면 멈춥니다. 글자를 그림처럼 통으로 기억해 온 아이는 외운 만큼만 읽을 수 있어서, 어느 지점부터는 아무리 더 해도 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2년을 했는데 제자리라고 느껴지는 때가 보통 여기입니다.
반대로 정말 아직 이른 경우도 있습니다. 소리를 듣고 가르는 일 자체가 아직 안 올라온 아이입니다. ‘사과’와 ‘사자’가 앞이 같다는 걸 못 느끼면, 글자를 아무리 보여 줘도 붙을 자리가 없습니다. 이 아이에게 필요한 건 다른 교재가 아니라 두세 달의 시간과 말놀이입니다.
새 교재를 알아보거나 환불을 묻기 전에, 저녁에 10분이면 둘 중 어느 쪽인지 꽤 갈립니다. 채점하듯 하지 말고 묻듯이 해 보세요.
많이 하는 선택 중에 ‘진도를 뒤로 되돌려 처음부터 다시 돌리기’가 있습니다. 아이가 이미 지겨워하는 자리로 돌아가는 일이라, 하던 것마저 싫어지는 쪽으로 가기 쉽습니다. 되돌릴 거면 교재가 아니라 방식을 되돌리는 편이 낫습니다.
세 가지를 해 보셨다면 이제 판단이 섭니다. 상담에서 저희가 쓰는 기준은 단순합니다.
2년이 아깝게 느껴지실 수 있지만, 매일 앉는 습관과 연필을 쥔 시간은 그대로 아이 것입니다. 8살이 되어 받아쓰기를 시작할 때 그 습관이 있는 아이와 없는 아이는 출발이 다릅니다. 지금 정할 것은 그만둘지가 아니라, 다음 석 달을 소리에 쓸지 읽기에 쓸지입니다.
※ 아이마다 자라는 속도가 다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학습 조언이며, 말이 또래보다 많이 늦거나 들은 말을 되묻는 일이 잦다면 전문 기관 상담을 함께 권해 드립니다.
7살 아이에게 한글과외를 붙일지 고민하신다면, 혼자 푸는 시간이 길어서 멈춘 아이에게는 읽는 소리를 바로 들어 주는 사람이 가장 큰 변화입니다. 화면 너머에서 선생님이 “지금 ‘그’라고 했지? 다시 한 번만” 하고 그 자리에서 받아 주면, 틀린 채로 넘어가는 쪽이 없어집니다. 아이가 손에 든 교재를 그대로 비춰도 되니 쓰던 것을 버릴 필요도 없습니다.
수업은 25분으로 짧게 시작합니다. 오가는 시간이 없어서 주 2회로 자주 만들 수 있고, 2년 동안 쌓인 습관 위에 ‘소리 내어 읽고 바로 고치는’ 자리만 얹는 식입니다. 그 사이 부모님이 하실 일은 하루 한 쪽, 아이가 고른 책을 같이 읽는 것뿐입니다.
청주에서 아이와 함께할 선생님을 찾고 계시다면 청주 흥덕구 동네 페이지도 함께 보세요. 수업이 화상이라 목록에 없는 동네도 똑같이 가능합니다.
기다릴 때인지 바꿀 때인지 20분이면 갈립니다. 상담과 체험은 무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