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낱말 카드는 척척 읽어요. 받아쓰기도 곧잘 하고요. 그런데 그림책 한 쪽을 소리 내어 읽히면 둘째 줄을 통째로 빼먹거나, 방금 읽은 줄을 또 읽어요. 손가락으로 짚게 하면 그나마 나은데, 학교 들어갔으니 이제 손은 떼야 하지 않나요?” 서울 동작구에 사는 초1 아이를 둔 부모님께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아이는 글자를 모르는 게 아닙니다. 낱말 하나는 정확히 읽습니다. 걸리는 곳은 글자가 아니라 한 줄이 끝난 뒤 눈이 다음 줄 처음으로 건너가는 순간입니다. 낱말 카드에는 줄이 하나뿐이라 이 문제가 드러나지 않다가, 여러 줄이 이어지는 책을 만나면 그제야 보입니다. 그래서 글자 연습을 더 시키는 것보다, 줄을 찾아가는 길을 따로 연습하는 편이 빠릅니다.
어른은 한 줄을 다 읽으면 눈이 저절로 왼쪽 끝 아래로 돌아갑니다. 너무 익숙해서 그게 하나의 기술이라는 걸 잊고 있을 뿐입니다. 막 혼자 읽기 시작한 아이는 글자 하나하나를 소리로 바꾸는 데 힘을 다 쓰고 있어서, 줄 끝에 닿는 순간 “다음은 어디였지?” 하고 길을 잃기 쉽습니다.
집에서 읽는 모습을 잠깐 살펴보면 아이가 어떤 식으로 길을 잃는지 보입니다.
앞의 두 가지가 대부분이라면 오늘 이야기가 맞는 경우입니다. 손가락으로 짚을 때 덜 틀린다는 것도 같은 뜻입니다. 손가락이 눈 대신 길을 기억해 주고 있는 것이죠. 그러니 손가락은 나쁜 습관이 아니라 아직 필요한 도구입니다. 억지로 떼게 하면 읽기가 오히려 더 불안해질 수 있습니다.
목표는 손가락을 빨리 떼는 것이 아니라, 손가락이 하던 일을 조금씩 눈에게 넘겨주는 것입니다.
책을 고를 때는 글씨가 크고 줄 사이가 넉넉한 책이 좋습니다. 아이가 한 쪽을 거의 틀리지 않고 읽게 되면 그다음 단계의 책으로 넘어가세요. 한 번에 여러 쪽을 읽히기보다 한두 쪽을 정확히 읽고 끝내는 날이 쌓이는 편이 자신감에 낫습니다.
줄을 놓쳐도 아이는 대개 눈치를 못 챕니다. 문장이 좀 이상해도 그림을 보고 뜻을 짐작해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읽기가 끝난 뒤 한두 마디 묻는 시간이 도움이 됩니다.
초2로 올라가면 교과서 글이 길어지고 한 쪽에 들어가는 줄도 많아집니다. 지금 줄 따라가기를 잡아 두면 그때 읽기 부담이 한결 덜합니다. 7세 동생이 있다면 동생은 책갈피 내리기 담당, 형·누나는 읽기 담당으로 함께해도 좋습니다.
※ 아이마다 읽기를 익히는 속도가 다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학습 조언입니다. 책을 볼 때 눈을 자주 비비거나 찡그리고, 책에 얼굴을 바짝 대는 모습이 보이면 시력 검사를 먼저 받아 보시길 권합니다.
줄 따라 읽기는 화상으로도 잘 되는 연습입니다. 선생님이 화면에 글을 띄우고 지금 읽는 줄에 색 띠를 깔아 주면, 아이는 띠를 따라가며 읽습니다. 익숙해지면 띠를 점점 옅게 하고, 아이 책을 카메라에 비춰 책갈피를 직접 내리게 하면서 종이책으로 옮겨 갑니다.
초등 1학년이라면 30분 안팎으로 시작해 아이 반응을 보며 조절하는 편을 권합니다. 오가는 시간이 없으니 짧게 자주 나누기 쉽고, 한글과외를 하다가 숫자 쪽이 궁금해지면 같은 선생님과 함께 보시는 분도 많습니다.
동작구에서 아이와 함께할 선생님을 찾고 계시다면 동작구 동네 페이지도 함께 보세요. 수업이 화상이라 목록에 없는 동네도 똑같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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